💰 억단위 보이스피싱 사기, 이제 금융기관도 보상해야 한다!?

비대면 금융 사기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막지 못하면 금융사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최근에 도입된 '금융사고 책임분담제도'는 소송 없이도 금융사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죠.

2024년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로 지난 4월까지 433건의 피해배상 신청이 접수되었고, 총 41명의 피해자에게 1억 6891만원을 배상했죠(피해금액의 약 18% 수준).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등 비대면 금융 사고의 책임을 지고 피해를 배상해야 할까요?

사건 1 : 아빠~ 제 휴대폰이 망가졌어요 : 보이스피싱 명의 도용 대출

피해자 A씨는 휴대폰이 망가져서 새로 개통해야 한다며 아들을 사칭해 문자를 보낸 사기범에게 개인정보를 무심코 넘겼다가 보이스피싱을 당했습니다. 사기범은 A씨의 주민등록증 사본 등 금융 거래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피해자 명의로 타 금융기관에 새 계좌를 개설했죠. 그리고 이 '갓 만든 계좌'를 활용해 저축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저축은행은 ①신분증 사본 확인 ②타행 계좌 1원 인증 ③공동인증서 확인이라는 3단계를 거쳤는데, 사기범은 이 모든 절차를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대출 신청서에는 피해자의 직위나 연 소득이 엉터리로 기재됐지만, 저축은행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또 사기범이 대출 실행 직전에 개설한 계좌로 1원 인증을 시행했죠. A씨는 이를 근거로 저축은행이 본인 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부당이득반환청구의소’를 제기했습니다.

사건 2 : 모바일 청첩장 클릭 후 내 이름으로 대포폰이 개설됐다

2023년 3월, B씨에게 평범해 보이는 모바일 청첩장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지인의 결혼 소식인가 싶어 클릭했는데, 그 순간 악성 앱이 설치되면서 휴대폰이 해킹당했죠. 사기범들은 B씨의 개인정보를 모두 빼낸 후 범행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B씨 명의로 새 휴대폰을 개통하고, 기존 폰에 해킹으로 빼낸 운전면허증 이미지 사본과 기존 계좌 인증 등을 통해 인터넷 은행 앱을 설치해 8,150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이어서 B씨가 가입한 종신보험을 담보로 950만 원을 추가로 빼냈고, 다른 은행의 주택청약통장까지 해지해 1,179만 원을 가로챘죠. 총 피해액은 약 1억 280만 원에 달했습니다.

B씨는 경찰에 신고한 후 금융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내가 대출받은 게 아닌데 왜 내가 갚아야 하냐"는 주장이었죠. 금융사들은 "우리는 절차대로 본인인증을 다 거쳤고 규정도 지켰다"며 맞섰습니다.

⚖️과연 어느 사례에서 금융사가 패소했을까요? 놀랍게도 사건 1에서는 저축은행이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거래를 신뢰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죠. 사기범이 방금 만든 계좌로 인증했어도, 그게 '기존 계좌'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건 2에서는 금융기관이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본인의 신분증 사본을 필요에 따라 여러 휴대전화에 이미지 파일 형태로 보관하는 건 사회통념상 이례적인 행위가 아니다”며 "비대면 거래는 대면 거래보다 사기 위험이 높은 만큼 금융사가 더 철저히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기범에게 '원본 신분증을 촬영하세요'라고 안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미 남의 정보를 훔친 범죄자가 그런 안내를 따를 리 없다"며 금융사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죠.

또 금융사가 신분증과 함께 본인 얼굴을 촬영하게 하거나 영상통화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이런 기술적으로 어렵지도 않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태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법원의 기준이 진화하고 있다

왜 이렇게 판결이 엇갈릴까요? 핵심은 '정당한 이유'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입니다.

금융사가 승소한 판결들은 "정해진 절차를 준수했다면 예측 불가능한 사기까지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사건1에서 '기존 계좌'의 의미를 실무적으로 해석했는데요. 사기범이 대출 직전에 개설한 계좌도 '기존 계좌'로 인정한 겁니다. 타 은행 계좌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했고요.

반대로 금융사가 패소한 판결들은 "형식적 절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2020년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공인인증서의 절대적 효력이 사라진 후, 법원이 더 실질적인 심사를 시작했거든요. 주목할 점은 법원이 이제 '현재 가용한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안면인식, 영상통화 같은 기술이 이미 상용화됐는데 도입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신호죠.

사건 1에서처럼 금융사가 승소한 경우가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금융 소비자들을 더 보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금감원의 대응, 제2금융권으로 확대…해외는 더 두텁게 보호

금융당국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도입했는데, 2024년 은행권에서 시작해 올해 1월부터 저축은행, 보험사, 증권사, 신협 등 제2금융권 전체로 확대됐습니다.

이 제도는 스미싱이나 악성 앱으로 제3자가 무단이체하거나 대출을 실행한 경우, 금융사가 피해 일부를 배상하는 시스템입니다. 배상액은 금융사의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수준과 소비자의 과실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죠.

또 은행권 및 제2금융권은 보이스피싱, 스미싱으로 제3자에 의한 무단이체 등 금전 피해가 발생한 경우 자율적으로 피해 일부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금감원은 최근 은행 CCO(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들과 논의를 거쳐 3분기부터 더 적극적인 책임분담 방안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자율'배상이라는 이름이지만, 사실상 강한 구속력을 갖습니다. 참여하지 않으면 평판 리스크는 물론, 향후 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해외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영국은 2023년부터 금융사가 비대면 금융 사기를 인지하고도 피해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책임을 집니다. 최대 8만 5천 파운드(약 1억 5,900만 원)를 5영업일 내에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죠.

싱가포르는 통신사까지 끌어들였죠. 2023년 도입한 'SMS 발신자 등록제'가 대표적입니다. 정부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가 문자를 보내면 자동으로 'Likely-SCAM(사기 의심)'이라는 경고가 뜹니다. 싱가포르 사례에서 더 놀라운 건, 경찰이 직접 계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사기센터(Anti-Scam Center)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다가 의심스러운 이체를 발견하면? 바로 계좌를 정지시킵니다. "신고 접수하고 처리하고..." 이런 절차 없이 즉각 대응합니다.

일본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약 6,754억 원이었는데, 피해자 중 45%는 75세 이상이었다네요. 이에 일본 오사카부는 아예 65세 이상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ATM을 사용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죠. 

이런 제도들도 언제든 우리나라에 도입될 수 있겠죠?

🔒 제2금융권, 더 단단한 방어벽이 필요하다

이제 제2금융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신협, 저축은행 등이 사기 조직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거든요. 실제로 일부 신협은 억대 소송에서 수천만 원을 배상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제는 AI 기반 FDS, 안면인식, 라이브니스 탐지(실제 사람인지 확인하는 기술), 영상통화 인증 등 차세대 보안 기술 도입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앞서 법원이 신분증과 함께 본인 얼굴을 촬영하게 하거나 영상통화로 확인하는 방법 등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런 절차나 기술이 아직 없다면, 추가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입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엔 "절차를 준수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실질적으로 고객을 보호했는가"를 묻습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대포통장 개설 은행이나 스미싱 문자를 걸러내지 못한 통신사까지 책임을 분담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법무법인 호암 박선영 변호사는 “금융기관의 보안 투자는 선택적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방어 체계의 지속적 강화가 불가결하다”고 설명했는데요.

더 나아가 박 변호사는 ”최근 사법부와 금융감독원은 단순히 규정 준수 여부를 넘어 고객 보호의 실질적 성과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금융기관은 ‘규정을 준수했는가’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권익을 실제로 보호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